북한이 최근 한국군의 신형 군복 무늬와 같은 군복과 군 장비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베이징(北京)의 고위 대북 소식통이 3일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대선을 전후해 한국군으로 위장해 국지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한 달여 전부터 한국과 거래하는 조선족 보따리상들이 서울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우리 군에 보급된 최신 디지털 무늬 신형 군복과 수통, 군용 삽 등 장비 샘플을 가져와 광저우(廣州) 등지에서 대량 생산해 북한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한국 군복 수입은 예전부터 조금씩 해왔지만 최근 들어 신형 군복에 대한 수입량이 대폭 늘어난 것은 대선을 전후해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대표적 징후"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단둥(丹東)의 한 소식통도 "군복으로 보이는 의류가 한 달 전부터 북한으로 계속해 수출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북한 체제가 극도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는 열흘 걸러 큰 사건들이 터지고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동해안 도시에서 잇따라 발생한 '동까모'(김일성 부자 동상 까부수는 모임) 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양강도에서 처음 발생했는데 주민들이 도내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을 도끼 등으로 훼손한 사건이며, 지난달 초부터 동해 연안 도시에서도 유사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동까모를 조직해 동상 파괴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자비한 복수를 하겠다고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또 김정일 부자세습을 비판하는 전단지 사건은 거의 매일 북한 전역에서 몇 건씩 일어나고 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최근 확인된 전단지에는 김 부자 세습을 비판하고 이영호 전 군총참모장을 옹호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북한 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달 하순 평양에서 북한 전역의 1500여 주요 파출소장 긴급회의를 열어 "반혁명분자들을 철저히 가려내 짓뭉개야 한다"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이 소식통은 "파출소장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연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이는 현재 북한 내 반체제 활동이 지방과 농촌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미국과 한국이 '작계 5029'에 따라 북한 정권의 붕괴를 목적으로 이 같은 도발을 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상대로 보복전을 선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계 5029는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 등 돌발사태가 일어날 경우 미국이 이를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는 준전시 상황으로 보고 작성한 개념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