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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칩·1/베리칩·6

[스크랩] 송명희 시인의 대 환란소설 "표"

저 자 송명희 시인은

본 소설의 집필동기에서 말하기를 이 내용은 주님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소설속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일들을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가며 읽어보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소설을 집필한 동기


나는 1997년 미국 집회를 갔다가 미국에 대해 주시는 주의 음성을 들었고 그 후로 무리한 사역 활동으로 인한 목 디스크 증상에 따라 전신마비 중복 장애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하나님이 마지막 때의 은밀한 징조를 알려 주셨다.

 

나는 매일 새벽과 낮, 수시로 깨어 있을 때마다 주의 음성을 들어 귀찮고 시달린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으나 불안하거나 공포감은 없었다.

 

하루는 온 몸의 통증 때문에 밤잠을 못 자고 새벽녘에라야 안정제를 먹고 가까스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주님이 내 옷깃을 잡고 흔들며 속삭이셨다.

 

"얘야! 내 말 좀 들어봐라! 이야기 좀 하자!," 나 자야 되요,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아니, 넌 들어야 한다!"

그러시면서 계속 중복되는 내용의 음성을 들려 주셨고 소변을 보러 힘들게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동해 화장실 변기에 앉았으나 소변은 안 나오고 주의 음성을 듣고 있노라면 화도 나고 짜증도 낫다.

"고작 그거 알려 주시려고 사람 잠을 못자게 해요! 다 알고 있는 사실을요..."

 

주의 끊임없는 음성대로 세상이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놀라운 반면에 신기하기도 했다.

다니엘서와 마태복음 24장과 요한 계시록이 퍼즐처럼 맞춰지고 숨은 그림처럼 그 베일이 벗어지는 현실과 미래가 하나 하나 보여져서 숨막히는 기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방송에서 2004년이 길할 것이라는 역술인들의 말과는 달리 2004년은 참담하고 어수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갈수록 세상은 험악해지고 경제 난황도 벗어날 수 없으며 위장된 평화 또한 잠시 머물 것이나 그 후에는 큰 환난과 핍박이 있다. 지금은 환난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고민 끝에 그 진상을 써서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고 주변 지인들에게 전해 본 결과 모두 당황하면서 천태만상의 답변을 듣고 상심도 컸으나 그 글에 동감하시고 힘을 실어 주시는 목회자님들도 많았다.

 

그 내용이 너무 직설적이고 충격스러워서 그 내용을 전할 방법은 소설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2003년을 보내고 2004년 1월 초에 시작한 작업 과정은 나름대로 비장했다.

"사탄이 앞으로 행할 그 간악함을 먼저 알게 하옵소서!"

쓰다가 소름이 온 몸에 돋고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긴장감에 숨을 몰아 쉬면서 하루 서너 장씩 급속도로 집필해 1월 말에 마무리를 하게 되었고

늦은 봄 쯤 출판하려 했으나 큰 파장이 우려되어 망설이다가 묻어 버릴 수 없어 조용히 용기 내고 출판하게 되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체 칩이라기보다 그 시스템을 조정하게 될 정권을 알리고 싶다.

전쟁을 부르고 지나친 기독교적 마인드로 예루살렘을 회복하며 평화와 협상을 가장하는 절대 권력의 그가 적그리스도인 사실을 알리고 싶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는 말은 아주 옛 말이다.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단 12:4)

빠른 왕래는 시간이 압축되어 천년 동안 될 일이 하루, 또는 1분에 다 되는 속도다. 따라사 역사도 빨라지고 압축되는 것이며 지식의 폭이 넓고 빨리 많은 것을 아는 뜻이다.

실로 천년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

                                                                                                             2004.12.10(목) 송명희.

 

 

   환난이 와도

  환난이 와도 두려워 말라

  환난에 겁내지 말라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도 큰 고난 당하셨으나

  고난당하는 이들의 본이 되셨다

  다가오는 환난을 무서워 말라

  만나게 될 죽음을 괴로워 말고

  맛보게 될 슬픔을 슬퍼하지 말며

  다 빼앗김에 마음을 드지 말라


  웃는게 다 기쁨이 아니며

  우는게 다 슬픔이 아니다

  죽는게 다 둑음이 아니며

  사는게 다 생명이 아니다


  하나님은 슬픔으로도 기쁨으로 만드시며

  하나님은 죽음으로도 생명으로 바꾸신다


     1 부

     환난시대

 

 적막한 도시의 허물어져 가는 건물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지는 해의 노을빛에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그 따사로운 온기에 아영은 움츠린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본다.

" 모든 게 다 날아가 버렸어요!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아영은 넋을 잃은 듯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이리 저리 흩어진 쓰레기 더미를 과거 속 지난 삶의 흔적이라도 찾는 양 헤맨다. 그러나 손에 쥐어든 것마다 폐품뿐이다.

 무거운 널판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를 찾아 아영은 파헤치기 시작한다.

 소형 라디오를 발견한 아영은 자신의 귀에 서서히 갖다 대고 듣는데 라디오에선 앵커우먼의 뉴스 속보가 들린다.

 

" 북한의 침공 테러 두 달째를 맞은 우리는 미 공군과 다국적군의 보호 하에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의 공격은 더 이상 없고, 북한은 미국과 유엔의 지탄을 받아 고립과 처벌 형성을 면키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나라는 별다른 소요 없이 평상시 생활을 되찾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여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편 미 첨단 과학 국에서 시행되는 안전 칩에 대한 설명을 보도국 기자가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국제 보도국입니다. 내일부터 시행되는 미, 유럽 첨단 과학국(AUS)의 안전 칩은

그 동안의 모든 개인 신상에 대한 노출을 막고 특히 

신용카드의 위조와 분실을 없애기 위한 안전 칩으로

현금과 카드 없이 쇼핑과 모든 거래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진행되는 시스템입니다!

이 칩의 시행을 위해 그 동안 많은 연구 실험 끝에 내놓는 다 기능 안전 칩은 내일부터 각 관공소와 기관에서 접수를 받으며 칩 이식 시간은 10초도 안 걸립니다.

 미 연맹국인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에도 시행되는 이 안전 칩은 피치 못할 조치입니다!

뿐만 아니라 테러와 전쟁의 공포로부터 불가피한 조치임을 AUS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 내일부터 시행될 안전 칩에 대해 일부 시민 단체와 종교 기관에서는 인권 침해 이며 종교적 문제가 있다며 거세게 반대 시위를 벌여 일부 관련자들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아영은 라디오를 꺼 버리고 고개를 숙인 채 힘없이 중얼거린다.

"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요? 하나님! 하나님!"

아영의 애원은 절규로 변하고 그 절규는 쓸쓸한 거리의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다.

아영은 서서히 정신을 잃어가고 지난 과거의 회상 속으로 들어간다.

아영의 시야가 흐려지면서 현실 감각이 사라져 간다.

 

아영은 놀이동산에서 인규를 만난다.

"인규 씨!'

"아영아! 왔냐!"

두 사람은 팔짱을 껴고 행복에 겨운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둘은 놀이 기구를 타며 환호성을 지르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간이 레스토랑에 앉은 두 사람은 햄버거와 콜라로 식사를 하는데 아영이 시계를 본다. 그런 아영에게 인규가 말한다.

 

 

" 왜? 무슨 약속 있니?"

"아 아니! 그냥......"

"아닌 거 같은데? 나 말고 또 어느 녀석과 약속이라도 있는 거 아냐?"

"맞아! 어떻게 알았지?"

"야! 안 속는다! 누가 널 데려 가냐?"

"치!"

"빨리 먹고 영화 봐야지......오늘 끝난다는데......"

"글쎄......나 오늘 교회 청년회 가야 하거든!"

"야! 넌 피곤하지도 않냐? 일주일 내내 일만 하다가 오늘 겨우 만나서 스트레스 좀 풀려는데 오늘은 ... 풀로 있자!"

"요즘 일 없이 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그래, 알았어! 이 사탄아!"

"사탄? 좋다! 사탄이 천사를 유혹해 볼까? 음 으야야!"

두 사람은 극장에 들어가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본다.

초 저녁 아담한 성산 교회 안에서 최원철 목사의 당당한 설교 소리가 들려왔다.


 "젊고 패기 발랄한 최 목사는 청년회 회원 열다섯 명쯤 모아놓고 열정적인 설교를 한다."

 

"지금 우리는 큰 환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각종 전염병, 날로 늘어나는 강력 범죄와 나라의 위기,

 곳곳의 기근과 지진, 중동 전쟁과 평화를 가칭해 세계를 잡는 미국의 주도 세력! 이제 모든 것이 빨라질 것입니다.

 다니엘 12장 4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빠른 왕래는 시간이 압축되어 천년 동안 될 일이 하루, 또는 1분에 다 되는 속도입니다. 따라서 역사도 빨라지고 압축되는 것이며 지식의 폭이 넓고 빨리 많은 것을 아는 뜻입니다.

 정말 천년 같은 하루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다 드러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은 적그리스도니 휴거니 짐승의 표니 이런 얘기를 하면 거부하고 부인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부인한다 해도 때가 다 된 것을 누가 막겠습니까?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이런 기막힌 일들을 만날 것이고 앞으로 믿음을 지키기가 힘들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유 있는 생활을 원해도 때가 우리를 몰지요.

 정신을 차리고 기도해야 됩니다. 우리 죄를 날마다 회개하고 토해내야 합니다.

사람이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못하면 독소가 온 몸에 퍼져 큰 병이 되 듯 죄에 익숙해진 오늘날 우리가 회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우리를 더 이상 참지 않으실 것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죄를 예수님의 보혈로 씻어야 합니다. 자! 우리 찬양하며 우리의 죄를 고백합시다!"

 

모인 청년회 일동이 심각한 표정으로 찬양을 부르는 중에 한동희와 서지나,

 나 요셉 등은 눈시울을 적시며 찬양에 도취해 있는데, 한동일의 휴대폰이 울리자 주위의 시선이 동일에게 집중되고 동일은 휴대폰을 움켜쥐고 교회 밖으로 나간다.

 "그래, 김희경! 그 새를 못 참고 전화를 걸면 어떡해!"

동일은 숨 졸이는 소리로 절절 멘다

" 내 동생 동희가 졸라 가지고 교회 왔어! 그래, 나도 웃기는 인간이지...언제부터 맘 잡고 산다고 교회를 왔는지 몰라! 그래, 한 잔 하자구?......갈게! 간다구요. 알았어! 거기서 만나!"

동일이 담배를 안주머니에서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켜 불을 붙이려 하는 순간 동희가 동일을 잡으며 부른다.

 

 

" 오빠! 뭐 해! 곧 끝나!"

동일은 동희에게 끌려 들어가다가 머뭇거리면서 동희의 시선을 피하더니 도망가듯 사라진다.

"동희야! 미안해, 약속이 있어서......"

"오빠!...."

사라진 오빠를 아쉬워하며 동희는 자리를 뜨지 못한다.

 

압구정의 화려한 네온, 한 스탠드바에서 희경은 동일을 기다리고 있다. 동일이 오자 말투를 꼰다.

"언제부터 광신도가 되셨나? 덕분에 뭐 삼십분 쯤 기다렸지....."

"그러게 말야! 나 원...... 야! 너네 아빠도 목사잖아?"

희경은 시선을 돌려 술병을 들고 쓴 웃음을 짓는다.

"술이나 마셔!"

동일은 술잔을 받아 마시며 빈정댄다.

"야! 넌 목사 딸이 이런 데서 술만 퍼 마시냐? 웃긴다!"

희경은 정색을 하면서도 감정을 누르며 말한다.

"그만해!"

동일은 비웃으며 계속 비아냥 거린다.

"목사님 딸내미께서 이거 왜 이러시나?......"

동일은 희경의 뺨을 주무르며 말하는데 희경은 참다못한 나머지 동일의 따귀를 갈긴다.

"그래! 나 목사 딸이다! 그래서 교회 근처도 안 간다! 목사 딸이 이런데서 술 마시는 게 죄냐?"

희경의 보이지 않는 상처가 엿보인다. 희경은 감정을 삭이며 떠나 버린다. 동일은 무안해 하며 뺨을 만진다.

"미친년! 손힘은 죽여 주네!"

동일은 헛웃음을 치며 술을 계속 들이킨다.

 

 

가로등 불빛이 있는 한 아파트 주차장에 인규의 차가 도착하고 아영과 인규는 차에서 내려 아쉬운 작별을 한다.

 

"오늘 좋았어! 인규 씨! 행복해. 나!"

"그랬냐? 거봐라! 내 말 듣길 잘 했잖냐?"

" 그래, 인규 씨 말만 들을게!"

"그래? 그럼 아영이가 주는 차 한 잔 마시고 갈까?"

다가서는 인규를 밀며 아영은 속산인다.

"이러지 마셔요! 운전이나 잘 하세요! 갈 길도 먼데......"

" 에이! 가기 싫다!"

 

인규는 마지못해 차에 오르고 두 사람은 아쉬움으로 손을 흔든다. 인규는 차를 돌리고 아영도 돌아서서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려는 순간,

인규의 시선이 라이트에 비췬 아영을 보며 남자의 본능을 참지 못해 차에서 내려와 아영을 덮쳐 입을 맞춘다.

아영은 몸부림치다가 인규에게 안긴다.

 두 사람은 아영의 작은 아파트에서 밤새도록 사랑을 나눈다.

아영과 인규는 새벽녘에 헤어진다.

 

 

김바울 목사는 주일 아침 아내 손순옥 사모와 식사를 마칠 무렵 희경의 피아노를 잠시 바라본다. 그런 손 사모는 김 목사에게 물 잔을 건네며 말한다.

"오늘 예배엔 희경이가 올 거예요. 그렇게 전화도 했는데 오겠죠!"

"올까?"

"그럼요! 우리 기도가 있는데요!"

"그래요! 당신 말대로 오겠지......오늘도 거룩한 주일 됩시다!"

"네! 가세요!"

"나부터 가요. 이따 봅시다!"

손 사모는 저는 걸음으로 남편을 배웅한다. 김 목사는 손 사모를 살포시 안아 주고 헤어진다. 손 사모는 다리를 절며 식탁을 치운다.

 

김 목사는 예배를 준비하는 집사들과 인사를 한 후 넓은 교회당 안으로 들어가 강대상 뒤에 꿇어 기도하기 시작한다.

"주여!"

 

 

인규의 오피스텔 앞에는 형사들이 대기하고 있다.

 인규의 차가 도착하고 그가 차에서 내리자 형사들이 달려오고 순간 도망가는 인규와의 추격전이 진행된다. 얼마 못가 형사들이 인규를 붙잡는다.

"전인규 씨! 신용카드 위조 범행으로 영장이 발부되어 당신을 구속한다!"

반항하던 인규는 맥없이 경찰 순찰차에 끌려 들어간다.

 

 

김 목사는 주위를 둘러보며 설교를 마무리한다.

"기도는 모든 힘의 근본입니다! 기도를 하면 우리의 믿음이 올라가고 잃었던 사랑도,

 감사도 회복하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기도는 모든 것의 열쇠입니다.

 때가 악할수록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막연한 기다림이 아닙니다. 기도는 소망을 바라보는 비전입니다!:

김 목사의 시선이 손 사모와 마주친다. 그리고 김 목사는 기도를 한다.

"오늘은 잃은 양을 우리가 어떻게 찾고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총동원 주일을 맞아 우리가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게 하여 주옵소서!"

 

 

이때 희경이 은지의 손을 잡고 교회 안으로 들어와 뒤편 의자에 앉는다. 잠시 후 희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피아노 앞으로 가 반주자 의자에 앉는다.

김 목사의 기도가 끝나자 희경의 능숙한 반주가 시작되고 김 목사와 모든 사람은 놀란다.

김 목사는 은지를 안고 사택 안으로 들어오고 이어 손 사모가 절며 희경을 끈다. 희경이 머뭇거리자 김 목사가 희경을 부른다.

 

"희경아! 어서 와라!"

"아니요! 난 그만 가 봐야 돼요!"

" 좀 앉았다 가라! 자 앉아! 어서......"

"한 가지 말만하고 갈게요!"

"그래. 앉아서 말하자! 제발 좀 앉아라!"

희경은 김 목사를 외면한 채 소파에 앉는다. 김 목사는 반색을 감추지 못하며 은지를 소파에 앉힌다.

"희경아! 무슨 차 주랴?"

"됐어요!"

퉁명스런 희경을 보면서도 김 목사 내외의 반가움은 감출 수 없다. 손 사모가 두 부녀를 보며 일어나려 한다.

"제가 식사를 좀 차릴게요!"

"나 길게 못 있어요!"

"그럼 차라도 가져올게!"

김 목사가 손 사모를 말린다.

"여보! 내가 할게요! 당신은 그냥 여기 앉아 있든지 방에 들어가 옷이라도 갈아입어요!"

"아녜요! 목사님은 희경이랑 얘기 나누세요. 차는 제가 끓일게요!"

희경은 그런 김 목사 부부를 못마땅하게 보다가 입을 연다.

"나 이럴 시간 없어요!"

손 사모가 눈치를 살피며 일어난다.

"그냥 계세요! 제가 천천히 해 올게요!"

"괜찮겠어요? 그럼 조심히 주스나 들고 와요!"

"네! 그럴게요!"

손 사모가 주방으로 들어가자 희경이 헛기침을 내뱉으며 김 목사의 눈길을 피하며 말한다.

"저 ! 우리 은지 좀 부탁 드려요. 잠시 만요!"

"왜? 너 어디가냐?"

"아실 거 없어요!"

 

희경은 싸늘한 말 한마디를 던지고 일어난다. 김 목사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쉬움으로 희경의 손을 잡고 있다. "희경아!"

희경은 정색하고 김 목사를 증오의 눈초리로 쏘아보며 무섭게 냉소를 터뜨린다.

"내가 아버지나 하나님을 만나러 온 줄로 아세요? 아버진 내 마음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하나님은 아예 없었어요! 오직 내겐 은지가 전부라고요!"

 

희경의 언성이 높아지자 주방의 손 사모가 더욱 긴장한다. 차 잔이 흔들리고 주전자가 떨린다.

"나에겐 하나님도, 아버지도 없어요!"

 

희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 사모가 차 쟁반을 들고 오다가 넘어져 뜨거운 물이 손 사모의 허벅지에 쏟아지고 김 목사는 빨리 희경의 손을 떨구고 손 사모에게 간다.

"여보!"

손 사모는 아픔을 참으며 소리도 못 지르고 김 목사는 허둥댄다.

"아이고! 여보! 괜찮아요?여보!"

"괜찮아요! 여보!"

 

손 사모의 허벅지는 뜨럽다. 김 목사가 치마를 올려서 수건으로 물을 닦고 열을 식혀 안아 소파에 앉힌 후 깨진 차잔 조각을 치우는데, 그 광경을 희경은 한심한 듯 내려다 본다.

 

"이래서 내가 이 여자와 같이 못 살게 했잖아요!"

김 목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딸을 향해 무거운 시선을 보낸다.

"좀 여자 구실 할 줄 아는 여자와 사세요!"

김 목사가 일어나 감정을 누르며 말한다.

"희경아! 엄마에게 사과해라!"

희경은 은지를 안으며 치를 떤다.

"누가 엄마예요?"

김 목사는 다시 주저 앉아 바닥을 치우며 차갑게 말한다.

"애는 두고 가거라! 은지를 맡길 생각아니냐?"

 

희경은 자신이 지나친 줄을 알면서도 아버지와 손 사모를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듯 깊어만 가는 골을 느낀다. 희경은 힘 없이 은지를 내려 놓는다.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희경은 모멸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다. 그런 딸의 마음을 잘 알기에 김 목사는 노여움보다는 서글픔이 밀려든다.

 

 

아영은 침대에서 허우적거리며 잠을 깨고 있는데 날카롭게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기를 끌어다가 수화기를 잡고 쉰 소리로 말한다.

 

"여보세요!네, 목사님!"

 

아영은 멋쩍은 목소리로 몸 둘 바를 모른다.

 

"네, 목사님! 어제는 좀 일이 있었어요!......네? 오늘이요?

오늘밤엔......거기요......네! 알았습니다. 네! 이따 뵐게요.

 

                                                     - 계속 - 


출처 : 주님의 마음에 합한 자
글쓴이 : onuk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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