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일치를 위해 개신교·천주교·정교회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김종훈)가 주최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에서다. 지난 1월 19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국정교회 대성당에서 열린 기도회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교회 일치를 위해 개신교·천주교·정교회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김종훈)가 주최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에서다. 지난 1월 19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국정교회 대성당에서 열린 기도회에는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박위근 총회장, 한국기독교장로회 유정성 총회장, 한국구세군 이충호 사관, 대한루터회 엄현섭 총회장, 대한성공회 김현호 신부 등을 포함한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도회는 정교회의 '아르토클라시아 예배'로 시작했다. 이 예배는 초대교회의 애찬식, 즉 같이 빵을 나누고 음식을 함께 먹었던 사랑의 식탁(아가페)로부터 유래됐다. 조성암 대주교는 "교회가 분열되기 이전 초대교회는 온전한 사랑의 식탁을 추구했다. 정교회는 이 예배를 통해 교회 일치를 바라왔다"고 했다. 애찬식은 수녀가 목사에게, 정교회 교인이 장로교 목사에게 떡을 받아먹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기도회 참석자들은 교파와 교리를 떠나 애찬의 시간을 가졌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박위근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총회장)는 설교에서 "신학과 예배 방식이 다를지라도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로서 서로의 다름을 겸손히 인정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온전한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와 함께 신앙의 본질보다 비본질적인 요소를 갖고 서로 비판하고 경계하기보다 우리 가운데 같은 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알아 가도록 노력하고, 다른 점 또한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축사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모든 분과 한마음으로 기도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교회 일치 운동의 역사는 형제애와 협력의 역사, 인간적 정신적 나눔의 역사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김영주 총무는 "우리가 일치를 위한 경험이 부족하지만, 그 열의만큼은 작지 않고 믿는다"며, "이 기도회가 교회 일치를 위한 발판이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기도회 구성은 교회 일치를 담아내려는 흔적이 보였다. 성경 봉독은 구약과 바울서신 복음서를 순서대로 읽는 가톨릭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찬양곡은 개신교에서 쓰는 곡들을 선택하였고, 성경은 공동번역 개정판을 사용했다. 신앙고백은 각자의 전통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했다.

한편,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는 1964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6년부터 WCC와 로마교황청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1968년부터 1월 18~25일을 일치 기도 주간으로 지켜 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1965년부터 대한성공회와 천주교가 서로 방문해 기도회를 개최해 왔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천주교는 1986년부터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합동 기도회를 열었다.

   
▲ 기도회에는 개신교·천주교·정교회 지도자들이 함께했다. 사진 왼쪽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박위근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뉴스앤조이 김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