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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지옥2/666짐승의 표·4

폰안의 지갑...'스마트 월렛' 써보셨습니까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구글 vs 애플, SK-KT 맞대결속...차세대 마케팅커머스 플랫폼 주목]

↑ KT의 통합결제플랫폼 모카.

직장인 김모씨(여, 35세)는 가벼운 외출시에는 굳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각종 신용카드와 멤버십 포인트카드 등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월렛(smart Wallet)을 사용하는 것이다. 평균 서너개씩인 신용카드는 물론 각종 멤버십카드로 뚱뚱해진 지갑을 휴대할 필요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식사는 물론, 자주 들르는 커피전문점의 포인트도 스마트폰속 가상카드에 바로 적립되고 때론 적립된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맹점들도 고객의 포인트카드 이용활성화가 매출증대로 이어지면서 효과를 보고있다.

스마트폰 3000만 시대를 맞아 내 폰안의 지갑'인 스마트 월렛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과 애플 등 해외 사업자는 물론 국내 이동통신사와 금융사들이 치열한 서비스경쟁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월렛은 단순한 카드를 모아놓은 지불결제, 적립수단에서 나아가 향후 최적의 모바일 마케팅 및 고객관계 플랫폼으로서 발전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외식, 영화, 쇼핑, 항공마일리지, 뷰티 등 다양한 업종으로 멤버십 스마트카드 제휴사가 확대되면서 스마트월렛 이용자가 1000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 스마트월렛은 SK플래닛이 주도하고 이를 경쟁 이통사와 금융사 서비스가 추격하는 형태다.


선두주자인 SK플래닛은 지난 2010년 6월 스마트월렛을 내놨는데 2년만에 가입자가 700만명에 육박한다. 사실상 다른 스마트월렛의 전형과 같다. 앱을 설치하면 각종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제휴사의 멤버십카드나 각종 모바일쿠폰을 탑재할 수 있다.
현재 OK캐시백과 SPC그룹 해피포인트, CJ원카드, 롯데멤버스 등 60여개 전국단위 사업자 170여개 브랜드와 제휴한 상태로 규모면에서도 타사를 압도한다. 현재 발급된 모바일멤버십 카드만 1500만장을 넘어섰다.

여기에 KT도 지난해부터 '올레마이월렛',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 스마트월렛'을 내놓고 추격에 나섰다.

특히 KT는 5일 기존 올레마이월렛이 지지부진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요 금융사, 유통업체와 연합해 '모카(Moca)'라는 새로운 전자지갑을 발표했다. 모카는 신용카드나 멤버십카드로 결제시 NFC와 바코드, QR코드 등 다양한 기술을 제공해 가맹점 결제단말의 제약을 없앤 게 특징이다. 가맹점에서 결제 한 번에 포인트카드까지 자동 적립된다.

기존에는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 NFC만 가능했는데 동글(리더기) 확산이 지지부진함에따라 여기에 바코드와 QR코드를 통합해 결제수단을 넓힌 것이다. 이는 다분히 멤버십포인트카드 중심인 1위 SK플래닛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바코드와 QR코드를 구현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대중화 여부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신한카드도 올들어 각각 '하나N월렛', '신한스마트월렛'을 발표하고 가입자 모집중이다. 신세계 백화점도 지난 6월 유통업계 처음으로 전자영수증 확인기능을 탑재한 S월렛을 내놨다.
최근 삼성카드 등도 관계사와 함께 '삼성월렛'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삼성전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세계 1위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SK플래닛 스마트월렛

스마트월렛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것은 당장 그 효용성과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가맹사입장에선 100~400원정도인 플라스틱 카드 발급비용 절감효과만도 상당하다. SK 스마트월렛만 놓고보면 가맹사들이 최대 60억원 이상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에는 아예 플라스틱카드 없이 모바일카드만 발급하는 회사가 생겨날 정도다. 물론 발급자체가 몇 번의 터치만으로 쉽고 배송을 기다릴 필요도 없어 고객도 편한다. 게다가 환경보호 효과가 크고 실시간이벤트 정보 제공 등 고객들의 활용도 증대까지 감안하면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

나아가 스마트월렛을 위치정보 서비스와 결합시 강력한 마케팅툴이 된다. 가령 고객이 특정 매장 근처에 있을 경우 제품 할인정보나 포인트추가적립 등의 마케팅메시지를 보내 고객유입과 매출확대가 가능하다. 고객 소비패턴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하면 맞춤형 연계 서비스도 개발할 수 있다.

↑ 신한스마트월렛


장기적으로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안착하면 상당한 매출수익을 거둘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카카오톡에 대응할 유일한 플랫폼이 바로 스마트월렛이라고 밝히며 사업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카오톡역시 커뮤니케이션툴이면서 동시에 수익성면에서는 기업의 마케팅, 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SK플래닛 홍성민 월렛사업팀장은 "스마트월렛은 기업과 고객을 연계하는 막강한 채널인데다 제휴사와의 공동마케팅 플랫폼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구글과 애플, 페이팔 등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NFC 결제기능이 포함된 구글월렛서비스로 전자지갑서비스에 나섰다. 여기에 애플도 지난 6월 각종 신용카드와 쿠폰을 저장하는 패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전자결제 강자인 페이팔도 '페이팔 히어(here)' 서비스로 이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구글월렛은 이용가능 단말이 넥서스 시리즈로 제한적이고 파트너사 확보가 지지부진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애플과 페이팔 서비스 역시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있다. 여기에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이통사가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카드사와 결성한 연합체 'ISIS'가 지난 10월부터 모바일 지갑 시범서비스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8&aid=0002959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