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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혼수상태/북한·소식·선교

[스크랩] 무시하라. 그리고 압박하라. 북한 로켓발사에 대한 우리의 자세

무시하라. 그리고 압박하라.
[전진우의 LP2RK] (4) 북한 로켓발사에 대한 우리의 자세

이번엔 뒤통수를 매우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전날까지 해체 중으로 알고 있던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다음날 아침 발사되다니. 게다가 이번 로켓은 성공적으로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 1호. 냉전 공포의 시작

비록 1953년 소련이 핵실험에 성공하며 핵보유국이 되었지만 당시 미국은 콧방귀를 뀌었다. 제대로 된 핵 투발수단조차 없는 소련은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1957년 10월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궤도에 올려놓자 그제서야 미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우주기술에 있어서의 열등감도 열등감이지만, 언제라도 저 기술로 핵이 장착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공포는 절대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스푸트니크 쇼크'였다.


브라질과 북한은 다르다

아마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가 순수한 우주개발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종북 인사를 제외하면 거의 없을 것이다. 브라질도 로켓을 발사하고 북한도 로켓을 발사하지만, 두 국가의 궁극적 목적이 똑같지는 않다.

세계 최악의 불량국가, 그것도 핵을 보유한 국가가 위성 운반 로켓을 개발했다는 것은 사실 ICBM의 개발을 의미한다고 봐도 좋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번 로켓을 미사일로 전용할 경우 최대 1만 3천 km, 즉 미국 동부권을 커버하는 사거리를 획득한다고 보고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할까?

이제 어쩌냐고 묻는 독자들도 있겠다. 간단한 답은 북한과 종북세력이 원하지 않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참 다행히도(?) 자칭 진보를 자처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좌파 언론사인 국내의 ㄱ신문에서 로켓 발사에 맞춰 시론을 내었다. 내용인 즉슨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라는 것이었다. 아마 북한도 동일한 생각일 것이다. 자유세력을 동일한 위치의 테이블에 앉힌 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할 것이다.

소련의 위성발사체이자 핵투발수단이었던 R-7 로켓은 공포스러웠지만 치명적 단점이 있었다. 한번 발사할 때마다 소련 한해 국방비의 5%가 날아갈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북한이라고 해서 상황이 더 좋을 리는 없다. 아니, 당시의 소련보다 더 심각하다. 이번 발사로 인해(지난번 실패작과 동일한 제원이라는 전제 하에서)어차피 북한 주민 쌀 2년치, 옥수수 3.5년치를 허공에 날렸다.

절박한 건 북한이다. 이번에 우리가 협상에 응하지 않고 더욱 압박을 가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주변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그것은 북한이 바라던 일을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무시하라. 그리고 압박하라. 그러면 북한은 막대한 쌀과 옥수수를 허공에 날려버린 것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이 제공하는 의자에는 앉아선 안된다. 그것은 바로 악마와의 협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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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13일 01시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