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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정세와 음모·2

“러 45공수연대 우크라 동부 이미 투입됐다”

우크라이나가 슬로뱐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등 동부 각지에 이미 러시아 특수부대가 투입됐다고 주장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러시아가 군병력을 증강한 것을 증명하는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노보체르카스크 인근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으로 탱크, 포병대대, 보병여단 등이 배치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CNNㆍ디지털글로브]

특수정찰 등 임무 수행 독립 연대

접경지 러軍 증강현장 위성 포착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시위대간 교전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동부지역에 이미 러시아군 특수부대 ‘스페츠나즈’ 병력이 투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1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수 있는 국경에 병력을 증강시킨 사실을 증명하는 위성사진이 전격 공개돼 러시아의 군사개입설에 불을 지폈다.

▶러, 45공수연대 우크라 동부 투입(?)=블룸버그통신과 현지언론 키예프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제 45공수연대를 비롯한 군 병력 수백명을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침투시키고 있다”는 비탈리 야레마 우크라이나 제 1부총리의 발언을 보도했다.

야레마 제1부총리는 최근 친러 세력과의 충돌로 숨진 국가보안국 소속 장교의 장례식에서 “지금 러시아는 크라마토르스크, 슬로뱐스크, 크라스니리만, 고를로프카(이상 도네츠크 주)에 힘을 집중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은 경찰관에 대항해 폭력적인 행동과 함께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군 특수부대인 45 공수연대 일부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45공수연대는 모스크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주로 특수정찰 및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독립 정찰 연대다.

러시아 공수부대(VDV) 소속으로 지난 1994년 특수부대인 218 스페츠나즈 대대와 901 공중강습대대가 통합되어 창설됐다.

전체 병력 규모는 약 690명 가량으로 BTR-80, BTR-D 장갑차 등의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이들은 제 1차 체첸전쟁(1994~1996), 제 2차 체첸전쟁(1999~2000), 조지아-압하지아 분쟁,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에 참전했으며 최근 크림반도 합병 과정에도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접경지역, 러 軍 증강 포착=이런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수호이(Su)-27 전투기ㆍ하인드 헬리콥터 등을 추가배치한 내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CNN 방송은 상업위성사진 전문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국경 러시아군 병력과 전투기ㆍ헬리콥터 등 장비들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노보체르카스크 인근에는 탱크, 포병대대, 보병여단이 배치된 사진을 확보했으며 국방 싱크탱크 루시(RUSI)의 이고르 수탸긴 연구원은 러시아의 침공 준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0㎞ 떨어진 벨고로드의 비행장에는 십여 대가 넘는 MI8 힙스(Hips) 수송헬기와 MI24 하인드(Hind) 공격헬기가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탸긴 연구원은 “헬리콥터를 작전지역에 가까이 이동시킨 것은 침공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진에서는 전에는 비어있던 부투를리노브카 공군 기지에 Su-27, Su-24, 미그(MiG)-31 등 전투기들을 이동시킨 것이 포착됐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50㎞ 떨어진 곳이다.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키어 길레스 연구원은 나토의 사진 공개가 러시아의 침공을 사전에 경고하고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CNN은 러시아군 대부분이 국경에서 50㎞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심지어 6~7㎞ 떨어진 병력들도 있어 유사시엔 12시간 내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탸긴 연구원은 “1시간이면 우크라이나에 도달할 수 있고 다른 병력들은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