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바시, 온난화로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
2008-06-06 08:59 |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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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미 종말의 시간이 시작됐을지 모른다고 키리바시 대통령이 5일 밝혔다.
아노트 통 키리바시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세계 환경의 날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갖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키리바시가 바다 속에 잠기는 날이 오고야말 것이라며 뉴질랜드와 호주가 키리바시의 환경 난민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키리바시는 지형은 낮은 섬나라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m에 불과해 금세기 중에 나라 전체가 바다 속에 잠기게 되고, 9만 4천 명의 주민들은 다른 나라로 피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런던 경제대학에서 공부한 통 대통령은 "대기오염으로 인해 기후 변화가 계속되고, 해수면에도 변화가 생김으로써 지형이 낮은 키리바시가 물속에 잠기는 돌이킬 수 있는 순간에 직면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십 년 동안, 아마 100여년 가까이 한 곳에 있던 마을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사람들이 살았던 곳들이 지금은 모두 침식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키리바시의 미래가 앞으로 50~60년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우리 땅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헬렌 클라크 총리는 현재 뉴질랜드에는 키리바시 이민자들이 많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해 난민으로 받아들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유엔환경계획 아킴 스타이너 집행이사는 섬나라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한 나라가 불가피한 천재지변 때문 아니라 사람들이 지구에 끼친 영향 때문에 스스로 나라의 종말을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것은 참담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이제 기후변화와 맞서 싸울 공통의 목표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