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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지옥2/말세 징조·3

단일통화 매력 커졌다`..유로화 `러시`

단일통화 매력 커졌다`..유로화 `러시`

기사입력 2008-12-02 10:38 
 
-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단일통화 `매력`
- 각국 유로화 채택 다시 고려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사람들은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야 신을 찾는다. 유로화가 바로 그런 경우다`-바르샤바 대학의 라파엘 안자크 애널리스트

`대공황 이후 최악`이란 평가를 받는 경제위기로 인해 유로화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환율 급등락으로 분투하는 국가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공통 통화로서 유로화의 `안전성`이란 매력이 새삼 빛을 발하고 있다.

폴란드와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이 유로화 가입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가운데, 영국마저도 유로화 채택을 다시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영국 정부가 급히 소문 진화에 나서긴 했으나, 경제위기가 유로화를 `블루칩`으로 만든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프랑스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정치인들이 글로벌 신용경색의 영향으로 인해 유로화 채택을 다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피터 만델슨 영국 상무장관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의 목적과 목표는 단일 통화에 합류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관점은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영국마저 유로화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커졌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유로화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영국 정부 또한 "유로화 편입 계획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짐에 따라, 유로화 채택이 예전보다 훨씬 매력적인 옵션이 됐음은 분명하다고 1일(현지시각) B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폴란드와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의 변심은 훨씬 극적이다.

최근 금융위기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잘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덴마크는 고금리로 크로네화 가치 하락을 막아왔다. 과거 두 번이나 유로화 채택을 거부했지만 금융위기로 경제가 고금리의 타격을 크게 받게되면서 유로화에 대한 여론이 급변했다.

게다가 보다 낮은 금리를 찾아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했던 덴마크 기업들은 환율 급락으로 인해 채무 상환 부담이 훨씬 커져버렸다.

아이슬란드와 폴란드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아이슬란드와 폴란드는 크로나화와 즐로티화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유로화 편입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리스크 높은 이들 통화에 대한 매도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는 오랫동안 유로화 채택의 전제조건인 EU 가입을 거부해 왔다. EU의 공공 어업정책을 준수할 경우, 국가 산업에 필수적인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자칫 상실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60~70%의 국민들이 EU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여당 역시 유로화 채택을 재고려 하고 있다.

폴란드 대통령은 2010년까지 유로화를 채택하는 내용의 계획안에 동의했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과 100억유로 통화스왑 라인 건설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