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예루살렘서 평화협상 재개

(카이로·두바이=연합뉴스) 한상용 유현민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평화협상을 재개했으나 유대인 정착촌 문제로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협상 대표단은 이날 오후 8시께 예루살렘의 한 호텔에서 미국 중재로 만나 비공개로 협상을 시작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양측의 직접 협상은 2010년 10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정착촌 확대를 강행하면서 중단된 이후 2년9개월간 교착상태에 빠진 뒤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양측 협상 대표단의 악수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공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협상은 미국의 마틴 인디크 중동특사의 주재로 진행되며 이스라엘의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과 팔레스타인의 사에브 에라카트 협상 수석이 양측 대표로 나섰다.

미국은 이번 협상이 앞으로 9개월 안에 팔레스타인 독립국 승인, 국경선 합의, 군사분쟁 해결 등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협상 주체나 쟁점, 배경 등이 지난 13년간 아무런 소득 없이 흘러간 과거 협상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의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은 "9개월 안에 팔레스타인과 모종의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지만 이는 오슬로 평화협정 이후 20년째 노력해 온 사안"이라며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중심으로 유대인 정착촌 건설 계획을 계속하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이스라엘은 최근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 정착촌에 신규 주택 3천채 이상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팔레스타인의 한 고위 간부는 "정착촌 문제로 협상은 언제든지 결렬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전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26명을 전격 석방한 것은 이번 협상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재개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장기 수감자 104명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04명은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총 네 차례에 걸쳐 석방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31일 워싱턴에서 3년 만에 평화협상을 열어 협상타결 목표 시한을 9개월로 잡고 2주 안에 다음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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