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아시아병".. 유럽, 불구경하다 '21세기 페스트' 불러 [세계는 지금]
정지혜 입력 2020.03.28. 16:46
방심 대가 '제2 진원지' 고통 / 48개국 확진자 28만명·사망 1만6000명 / 8000여명 희생 伊 치사율 10%대 치솟아 / 인력·장비 부족으로 의료시스템까지 마비 / 亞보다 시간 있었지만 심각성 인식 못해 / 발생 초기 현지 아시아인들 노골적 혐오 / 뿌리 뽑지 못한 인종차별의 잔재 '부메랑' / 정부 무능·의료체계 부실·고령화 화 키워 / EU 전문매체 "한국 방역 모범사례 권장"
‘코로나 대륙’이 된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이미 중국을 크게 웃돌았다. 언제까지 공포가 계속될지 가늠할 수도 없다. 들불처럼 번지는 확산 추세로 보건대 아직 최악은 오지도 않았다. 생활 수준과 경제 규모 면에서 내로라하는 유럽 선진국들의 굴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7일(한국시간) 통계정보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유럽 48개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8만여명, 사망자는 1만6100여명이다. 전 세계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다. 사망자 수로도 이탈리아(8215명)와 스페인(4858명)은 중국(3292명)을 추월한 지 오래다.
가장 상황이 심각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치사율은 세계 최고인 10%대다. 누적 확진자 8만589명이 나온 이탈리아의 뒤를 스페인(6만4059명)과 독일(4만7373명)이 추격하고 있다. 지난 16일 “제발 집에 좀 있으라”며 전 국민을 꾸짖는 대국민 담화로 화제가 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는 누적 확진자가 2만9155명을 기록했다.
이외의 유럽 국가들도 확산세가 본격화했다. 스위스(1만1951명)도 확진자 1만명을 넘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신종 바이러스인 데다 감염성마저 역대 최고 수준인 초유의 사태. 남 일처럼 뒷짐 지고 보았던 유럽에 현 상황은 예고된 참사였다. 바로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에 비해 바이러스가 건너가기까지 최소 한 달의 시간이 더 주어졌음에도 유럽은 검사키트 개발도, 보건·의료시스템 대비도, 솅겐조약 관련 조정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듯하다.
뿌리 뽑지 못한 인종차별의 잔재는 비상시국에 대한 냉철한 대비를 방해했다. 코로나19를 ‘아시아인이나 걸리는 병’ 정도로 인식한 안일함이 대응의 긴장감을 낮추고,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유럽인들이 현지 거주 아시아인들을 ‘바이러스’로 칭하며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가했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됐다. 대중이 노골적 혐오를 방사했다면 언론은 교묘한 인종차별을 부추겼다. 현지 매체들은 코로나19 속보를 전하며 아시아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문구를 심심찮게 끼워넣었다.
‘여기서는 일어날 리 없어(It Could Never Happen Here)’라는 팽배한 인식이 유럽의 코로나19 참사를 부른 핵심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산드라 잠파 이탈리아 보건부 차관은 NYT에 “이탈리아는 중국의 사례를 실질적 경고로 인식하지 않고 ‘우리랑은 상관없는 공상과학소설’로 취급했다”며 이 점이 가장 뼈아픈 지점이라고 밝혔다.
유럽 주요 정치인 1호 감염자인 이탈리아 집권당 대표 니콜라 진가레티 의원(민주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진가레티 대표는 지난달 27일 “밀라노에서의 식전주 한 잔”이라며 잔을 부딪치는 사진을 올리더니 “우리 일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여유를 부렸다. 그러나 이날 400여명이던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는 10일도 채 지나지 않아 5883명으로 급증했고, 진가레티 본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영상을 올렸다.
지금 유럽의 현실은 이를 후회할 시간조차 없을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수천명씩 감염자가 늘고, 일부 지역에선 30분에 1명꼴로 사망자가 나온다.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몰아닥친 준전시 상황의 긴박함,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재기(panic buying) 행렬에 동참하거나 집 안에 갇혀 고독을 견디는 일 정도다.
◆‘확산 늦추기’가 유일한 대응… 韓 부러운 유럽
이 와중에도 상당수 유럽인이 주점과 해변, 공연장 등에 모여든다는 뉴스가 수차례 보도되자 세계는 경악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 제1 수칙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하는 행위다. 말 안 듣는 국민들에게 프랑스 대통령은 유튜브 생중계로 불호령을 내렸을 정도다.
바이러스 제어가 안 되는 상황에서 국민 통제로라도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비상시국 앞에 선진국의 자부심은 무너졌다. 공무원의 관리능력, 의료체계 등이 부실한 데다 고령화까지 진행된 상황이 악재를 키웠다. 아시아에 비해 이런 취약점이 도드라진 유럽은 결국 ‘확산을 막는다’가 아닌 ‘확산을 늦춘다’는 전략을 택했다.
일부 나라에선 정부의 이른 체념이 민심의 분노를 자극하기도 했다.
국민 전체 이동금지령이 사실상 유럽 주요국에 모두 내려졌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결국 23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3주간 이동과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2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2주간 금지했다.
유럽인들에게는 드라이브 스루를 동원해 매일 엄청난 양의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국가 지시도 잘 따르는 편인 한국의 사례가 부러워 보일 법도 하다.
유럽연합(EU) 전문매체 유랙티브닷컴은 “한국의 헌신적 노력과 투명성이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한국의 방역에 대해 매체는 “투명성과 최신 기술, 기관과 시민의 책임 있는 접근법을 결합한 결과”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거나 향후 몇 주 내에 악화될 상황인 국가들에 모범사례로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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