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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샬롬·가정·예배

정부에 드리는 초긴급 제안

정부에 드리는 초긴급 동의


지금 이 순간은 정상상황이 아니라 긴급 상황이다. 우리는 지금 평상심으로 UN결의안이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합의된 결의안 초안을 보면 이것은 세계 195개 UN 회원국으로 하여금 북한은 형편없는 국가이니 몰매를 가하고 망할 때까지 두드려 패라는 명령서다. 성경으로 비유하자면 “저 여인은 간통한 여인이니 각자 가지고 있는 돌로 치라는 명령인 것이다. 이는 북한은 물론 세계의 그 어느 나라도 당해본 적이 없는 극도의 치욕적인 명령인 것이다.

못 배우고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존심 건드리는 것은 못 견뎌 한다. 이런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눈이 뒤집혀 이성을 잃는다. 이해타산을 따져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너 죽고 나 죽자는 극단적 행동이 돌출된다. 필자는 광주교도소에 갔었다.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이런 위기를 당한 지금에는 거기에서 얻은 지혜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광주의 조폭들이 감옥에 줄줄이 들어왔다. 어찌 된 일인지 조폭들은 필자를 매우 좋아하고 보호했다. 이들은 주먹이 있을 뿐 빨갱이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애정을 가지고 왜 자꾸만 교도소에 들어오느냐 물었더니 그들은 성질 때문에, 성질을 못 이겨 감옥에 자주 들어온다 했다. 자존심이 조금만 상하면 너 죽고 나 죽자로 싸운다 했다. 왜 이해타산을 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눈이 뒤집히는데 그럴 계산을 어찌 하느냐고 했다. 바로 북한이라는 집단이 이러한 사고방식을 생리적으로 가지고 있다. 자존심 건드리는 걸 가장 못견뎌 하는 집단이 바로 북한인 것이다.

모레면 UN결의안이 공식 발표된다. 이 결의안은 “차라리 죽지 이런 수모는 견딜 수 없다”이런 극단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화는 머리끝까지 나서 당장 무엇이든 집어 던져야 속이 시원할 텐데 금방 집어 던질 물건이라고는 한국에 던질 중단거리 미사일 밖에 없다. 그런데 그건 위험한 방법의 화풀이다. 미국을 향해 대륙간 탄도탄을 날릴 수 있다. 이것도 전쟁을 유발한다. 이때에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 무엇일까?

서방세계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인질극이다. 북한은 지금 1명의 한국인과 2명의 미국인 을 인질로 잡고 있다. 이것으로는 세계에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생각의 초점을 이렇게 잡는다면 북한이 잡을 인질, 그것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인질은 대규모 인질뿐이다. 악몽이겠지만 개성공단 인력을 몽땅 인질로 잡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그러고도 남을 집단이다.        

북한이 현재 합의가 불가능한 조건들을 내놓고 개성공단 회담을 유인하는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한 양동작전인 것으로 추측된다. 혹시 남측 사람들을 D일 H시까지 개성공단에 붙들어 두려는 술책이 아닐까? 개성의 한국인들에 안도감을 주기 위해 6.19일에 다시 회담하자는 것이 아닐까? 만일 이렇게 되면 여러 나라가 애써서 만든 UN결의안이 한 순간에 폐기될 것이다. 북한에 붙잡혀 간 미국의 두 여기자가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듯이 개성공단 대규모 인력이 잡히는 것은 세계의 발목을 잡히게 하는 일이다. 한국이 말썽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긴급히 원로회의라도 열어 신속한 처리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는 그야말로 비상시국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 기우이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기우로 치부하기엔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이들 800여명이 인질이 되면? UN 결의안도 무용지물, 이명박 정권은 헬리콥터를 타야 할 운명, 대한민국은 국제적 눈총을 받으면서 제2의 월남화! 참으로 아찔하다. 필자의 생각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극단적인 것으로 비하돼 왔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제발 건전한 상식을 가진 원로들을 긴급히 불러 모아 대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 대통령은 6.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간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정상회담은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주어야만 하는 핵우산을 공식화하는 상징적 자리다. 우리 대통령은 그 이상의 것을 챙겨야 한다.
필자는 욕을 먹고 바보가 되고 정신병자가 돼도 좋다. 이번 한 번만 필자의 제안을 놓고 원로회의를 하기 바란다. 그러면 아마도 이틀 안에 모두를 긴급 철수시키라는 결론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또 한 가지, 북한은 제한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계산 없이 너 죽고 나 죽자 하는 것이 지금의 북한의 마음이다. 대통령, 머리를 굴릴  때이지 방미하는 시각을 가다릴 때가 아닌 것 같다. 이틀 사이에 개성공단 인력을 철수해야 할 것만 같다.    
 

2009.6.11.  지만원 박사